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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 백성을 섬기는 왕

쨔야 2024. 2. 1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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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 하선, 중전, 도승지

2012년 9월13일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승정원 일기가 비는 15일간 광해군대신 대역이 왕을 대신하였다는 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병헌이 광해군과 대역 1인2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습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배경

1591(선조 24) 임진왜란 때 세자로 책봉된 광해는 전란에 앞장서서 참여하고 전쟁승리에 공을 세웠으나, 선조의 시기로 인해 많은 핍박을 받다가 1608년 왕위에 올랐습니다. 후금과 명나라 사이의 중립외교, 전후복구, 대동법 실시 등 여러 정책을 실시하였으나 대북파와 서인의 반발이 심하고 정치적 기반이 약한 탓에 결국 인조반정으로 폐위되었습니다.

광해군 일기 중 광해군 8, 역모의 소문이 흉흉하니 임금께서 은밀히 이르다 닮은 자를 구하라. 해가 저물면 편전에 머물게 할 것이다.”의 내용이 나오는데 광해군이 자주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목숨을 위협받던 광해군이 대역을 구하는데, 대역이 오히려 훌륭한 정치를 펼쳤다는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줄거리

광해군 8. 정치는 혼란스럽고 광해는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광해는 수라상의 음식으로 은수저 색이 변하자 분노하고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의 대역을 구하라고 명합니다. 도승지는 저잣거리에서 광해 흉내를 내며 공연을 하던 하선을 데리고 옵니다. 하선은 훌륭하게 광해를 흉내 내고 밤에 편전에서 광해의 대역을 하게 됩니다. 광해는 불안함에 불면증을 앓게되고 밤마다 안상궁을 찾아가 잠을 청합니다. 안상궁은 사실 양귀비를 사용해 광해를 잠재우는 것이었고, 이는 광해를 해치기위한 이조판서와 절도사의 계략이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광해가 쓰러지고 나라가 어지러워질 것을 염려한 도승지는 하선을 데리고 옵니다. 궐의 사정을 잘 모르는 하선은 도승지와 상선의 도움을 받아서 조금씩 적응을 하게 되나 광해를 잘 알고 있는 중전을 속이기는 어려워 중전을 피해서 도망 다닙니다. 사실 광해는 신하들의 압박을 못 이겨 중전의 오라비인 유정호를 역모죄로 체포하고 대신 대동법과 호패법을 실시하려고 하나 신하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하선은 팥죽을 맛있게 해다 준 기미나인 사월이를 예뻐하며 사월이의 사연을 물어보는데, 사월이의 아버지는 산골의 소작농이었으나 세금으로 전복을 바치라는 나쁜 관리 때문에 큰 빚을 지게 되어 집과 전답을 팔고 가족도 노비로 팔려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런 잘못된 조세법의 폐해를 없애기위한 정책이 바로 대동법이었고 하선은 신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동법 실시를 명합니다. 대동법 실시 대신 유정호를 간신들에게 내어준 하선은 유정호가 중전의 오라비인 것을 뒤늦게 알게 되고 국문장에 나서 유정호를 풀어주라 명합니다. 신하들은 거세게 반대하나 그 누가 이자보다 깨끗하다고 자부할 수가 있는가라고 일갈하며 뜻을 굽히지 않죠. 도승지는 하선에게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죠. 하선의 호위무사 도부장은 왕이 이상해진 것을 느끼고 하선을 주시하는데, 도부장에게 정체를 들킬 뻔한 것을 중전이 구해줍니다. 왕에게 무례를 범한 도부장은 자결을 하려고 하나 하선이 구해주고 도부장은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다짐합니다. 그동안 광해는 약기운이 해독되어 깨어나지만 신하들이 두려운 광해는 궐의 복귀를 거부하고 미루게 됩니다.

유정호가 풀려나자 신하들은 유생들을 이용하여 중전을 폐위시키라 읍소하고 하선은 중전을 데리고 도망치며 중전을 지켜주리라 다짐합니다. 그러나 이조판서는 한상궁을 통해 왕이 두 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궐 내에 소문을 내죠. 중전은 하선의 정체를 확인하게 되고 광해가 돌아오면 하선은 죽게 될 것이라 알려줍니다. 하선은 도승지에게 자신을 죽일 것이냐고 묻고 도승지는 다음날 밤 도망을 가라고 일러줍니다. 하선은 사월이에게 부모님을 찾아주라고 도승지에게 부탁하고 중전에게도 이별을 고합니다. 마지막 상참날, 하선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의 예를 지키기 위해 백성들 22만 명을 파병해야 한다는 신하들의 말에 부끄러운 줄 알라며 호통을 칩니다. “그깟 사대명분이 뭐요. 그대들이 죽고 못 사는 사대의 예보다 내 나라 내 백성이 열 갑절 백갑절은 더 소중하오이를 들은 도승지와 상선은 감명을 받게 됩니다. 절도사는 한상궁을 통해 하선에게 독을 쓰라고 명하고 한상궁을 이를 사월에게 시킵니다. 사월은 차마 하선에게 독을 쓰지 못하고 자신이 먹고 대신 숨지게 됩니다. 신하들은 하선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를 모으고 궐로 쳐들어옵니다. 이조판서는 거짓왕을 잡으러 왔다며 왕을 끌어내립니다. 하지만 이미 진짜 왕 광해가 돌아와 있었고 광해는 자신을 능멸한 역도들을 포박하라 명합니다. 하선이 도망치는 길. 하선을 죽이기 위해 광해의 신하가 쫒아오지만 하선을 자신의 왕이라 인정한 도부장이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겁니다. 하선은 떠나고 도승지는 하선에게 예를 갖추어 작별 인사를 올립니다.

  리뷰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간신들의 힘에 눌려 제대로 된 정치를 하지 못하는 광해 대신 가짜 왕인 하선이 나타나 백성을 위하는 진짜 왕의 역할을 한다는 픽션의 영화입니다. 사실 임진왜란 때 백성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전란 후에도 백성을 살피기 위해 노력했고, 신하들의 힘에 눌려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지만 대동법도 시행한 훌륭한 왕인 광해군이 결국 인조반정으로 떠밀려 역사 속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것도 안타까운데, 영화마저 광해가 아닌 가짜가 모두 해낸 일이라 보여지니 광해를 폄하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반대로 이 영화를 통해 대동법, 호패법, 명과 금사이의 중립외교 등 광해의 업적을 쉽게 알 수 있게 된 계기도 된 것 같습니다. 백성을 섬기는 왕, 명분보다는 내 백성이 몇백 배 귀한 줄 아는 진정한 왕. 광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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