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인 - 진실을 드러내는 것의 위험성

완벽한 타인 - 테이블 위에서의 심리게임

2018년 10월 31일‘완벽한 타인’은 2016년 개봉한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원작으로 합니다. 이재규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이 저녁식사 중 게임을 하면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집들이 겸 모인 친구들은 석호의 제안으로 핸드폰 게임을 시작합니다. 저녁식사가 끝날 때까지 각자의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통화내용, 카톡, 문자와 이메일을 모두 공유하는 게임입니다. 장난스럽게 시작된 게임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게 되면서 파국으로 치닫게 됩니다..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관계성을 살펴보고 완벽한 타인이라는 제목이 주는 의미를 파헤쳐봅니다.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석호와 예진부부

석호는 서울대 의대출신의 가슴 성형 전문의사로 정신과 의사 아내와 공부 잘하는 딸까지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외동딸 소영의 연애문제로 아내 예진과 사이가 좋지 않으며,, 평소 장인에게 멸시를 받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도 사기를 당한 상태입니다. 예진 역시 서울대 의대출신으로 정신과 의사입니다. 정신과 의사지만 외동딸인 소영이와 관계가 좋지 않아 힘들어하며, 석호의 친구인 준모와 바람을 피우고 있습니다..

“가까워지진 않더라도 도망가게는 하지 말자”” 소영이 문제로 석호와 예진이 나누는 대화

 

  영배

아버지가 교장선생님인 영배는 아버지를 따라 체육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이혼을 하고 교사 일도 그만두고 혼자 참석합니다. ‘민서’라는 애인이 있다고 합니다만 사실 영배는 게이로, 민서 역시 남자로 생각됩니다. 게이임이 들통나서 교사일도 그만두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생의 행복이 남에게 의지해야만 가능하단 건가?”?”

 

  태수와 수현부부

태수는 서울대 출신 변호사로 힘들 때 자신을 뒷바라지해 준 수현과 결혼하여 세 아이를 낳았습니다. 수현은 전업주부로 문학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남편의 고압적인 태도로 받은 스트레스를 친구들의 험담으로 풀기도 하고, 음주를 하면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태수는 계속해서 수현을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기도 하며, 고압적이고 보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핸드폰으로는 이상한 연상녀의 사진도 받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수현의 음주운전을 대신 뒤집어써 주기도 하고 영배가 게이인걸을 끝까지 숨겨주려고 하는 등 따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내가 두 시간 동안 게이로 있어봤잖아? 못할짓이더라. 왜 말 안 했는지 알겠어” 영배대신 게이로 오해받았던 태수가 영배를 위로하면서 건네는 말

 

  준모와 세경부부

세경은 동물병원원장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준모와 금슬이 좋아 보입니다. 준모는 사업을 여러 번 망하고 아내인 세경이 차려준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준모는 친구의 아내인 예진과도 불륜을 저지르며 레스토랑 직원도 임신을 시키는 등 여성편력이 심한 인물입니다. 본인은 불륜을 저지르면서 오히려 세경을 의심하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리뷰

현대인들은 핸드폰을 떼어놓고서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핸드폰 중독입니다. 그렇기에 핸드폰에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정보들이 가득합니다. 이 영화의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친구들로 서로를 믿고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한 게임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자신만만한 처음과 다르게 감추어두었던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그들의 완벽했던 관계는 점점 와해되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완벽한 타인’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서로 감춰두었던 가면이 벗겨지고, 기만들이 드러나면서 관계를 어그러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게임은 하지말았어야지.’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계속해서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것이 정답일까요? 돈문제, 이성문제 등과 같은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처음부터 진실되게 서로를 대하여 가면을 만들지 않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완벽한 타인’이기에 더욱더 진실된 모습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